온라인플랫폼랩 | 활동기록

9 [#활동POST][설계] 어떤 구조로 접근할까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21-01-04 11:43

파이프라인 교육?

‘플랫폼’은 이제 산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화두로 자리 잡았으며, 구글·유튜브·넷플릭스·이베이·에어비엔비 등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상황입니다. 이제 플랫폼은 단순히 비즈니스 모델이 아닌,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 방식이자 나아가 삶의 방식으로 그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 이전의 전통적 비즈니스 모델을 '파이프라인 비즈니스'라고 합니다. 마치 액체가 흐르는 파이프라인과도 같이 최초 제품 생산자로부터 최종 소비자에게 이르는 일련의 과정과 절차가 폐쇄되고 통제된 비즈니스 모델로 제품이 생산되고 유통되는 과정에 소비자는 전혀 관여할 수 없습니다. 즉 소비자는 최초 생산자가 만들고 정해진 경로에 따라 제품이 유통되는 과정의 최후에 위치하게 되죠.

이러한 파이프라인 비즈니스의 구조를 교육 프로그램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파이프라인적 교육 프로그램은 교육 프로그램의 기획자와 개발자에 의해 만들어진 교육 프로그램이 교강사를 통해 학습자에게 최종 ‘전달되는’ 구조를 갖게 됩니다. 교육 프로그램이 학습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학습자의 요구와 능동적인 참여는 제한적이며, 실제 학습이 일어나는 과정에서도 학습자의 참여는 거의 없거나 매우 제한적입니다.

학습의 목적은 수업 자료 속에 포함되어있는 지식 체계와 기능을 획득하는 것이며, 학습자들이 획득해야 할 내용은 모두 교과서나 교사에게 있다고 여기는 전통적인 교육에 가까운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학습자는 교육 과정이 설계되고 만들어지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교사가 구성한 수업내용을 정해진 순서와 절차에 따라 그대로 전해 받는 소비자 역할을 수행할 뿐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온라인 교육 방식인 사전에 제작된 영상을 스트리밍 기반으로 제공하는 강좌형 프로그램, 대학이나 전문 온라인 교육 제공업체에서 활용하는 방식으로 LMS에 기반을 두어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던 형식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전환한 강의 프로그램, 플래시 기반의 프로그램 등은 모든 학습 내용이 학습자 외부로부터 주어지고 학습 경험을 구성하는 과정에 학습자의 참여는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는 파이프라인적 구조를 가진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죠.

온라인에서도 능동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이처럼 파이프라인적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은 명확하게 규정된 학습 목표 아래에서 명확한 지식이나 절차가 확립된 기능‧기술 등을 익히는 목적을 가진 수업장면에서는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해진 학습 내용을 얼마나 빈틈없이 잘 습득했느냐가 아닌 상상력을 펼치며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문화예술교육 장면에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이제까지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 온라인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고 시도 또한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는 바로 이러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이 가진 한계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직접적인 예술적 경험, 학습자 개인차에 따른 탄력적이고 융통성 있는 운영,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밀접한 관계를 기본으로 하는 문화예술교육에서 전통적인 대면교육 방식을 두고 굳이 제한적인 온라인 교육방식을 채택할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온라인 기반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교육 내용이 학습자의 요구나 상황 등과는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파이프라인적 프로그램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알록달록 감정 일주일’ 프로그램은 학습자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파이프라인적 프로그램이 아닌 학습자들의 능동적인 활동을 통해 학습을 구성해 나가는 유연하고 개방적인 구조로 설계되었습니다.

▶프로그램 설계를 위한 아이디어 트리

도입을 제외한 총 7개의 활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활동은 다른 활동과는 시계열적이거나 논리적인 구성이 아닌 개별적으로 독립된 활동입니다.
즉 학습자는 7개의 활동을 모두 할 수도 있고 이 가운데 몇 가지만 선택해서 진행해도 무방한 구조입니다.

7개의 활동은 ‘월, 화, 수, 목, 금, 토, 일’이라는 일주일을 나타내는 요일 단위로 묶여 있는데
이것은 각각의 요일에 하나 씩 활동을 진행하라는 의미보다는, 우리가 매일 매일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이를 표현하면서 살고 있음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본 프로그램은 최소의 단위로서 어린이가 교사나 부모님의 도움 없이도 혼자 스스로 진행해 나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